한때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다. 서점에 가서 남미 관련 코너를 돌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제목이 '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잠깐 읽어보다가 결국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16편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단편소설집이다. 각 단편마다 분량이 다양해서 '휴머니스트'가 32쪽으로 가장 길고, '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 게 순조롭다' 같은 작품은 10쪽 정도의 분량으로 매우 짧다. 하지만 길고 짧고를 떠나서 모든 이야기들이 잘구성되어 있고 반전이 기가막히다.
예로 '킬리만자로에서는 모든게 순조롭다'의 경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알베르라는 이발사는 좋아하는 피송의 호감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고, 가는 곳곳에서 자신의 고향사람들, 특히나 피송에게 엽서를 자주 보냈다. 심지의 짝사랑 경쟁자인 피샤르동에게도 편지를 보내었고 뒤에 피샤르동은 메즈그의 동상 세우는데 목소리를 높혔다.
도시에서는 메즈그의 낭만적인 편지들을 묶어 <알베르 메지그의 여행과 모험>이라고 하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메즈그가 여행을 떠난 이유는 위대한 탐험가와 결혼을 꿈꾸는 자신의 고향 처녀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인데, 이상한 점은 당시에 세계 어느곳에서도 그를 본 사람이 없었고 그의 행적에 관한 어떠한 기사도 없었다는 것이다. 투샤그 사람들은 그가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다가 산소가 부족해서 죽음에 이르렀다고 알려져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참 묘한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원인도 밝혀지게 된다.
'영웅적 행위에 대해 말하자면' 이라는 단편에서는 생텍쥐베리 등을 인용해서 자신의 목숨을 던저서라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것이 어떤 식으로 가능한 것인지 설교하는 어떤 강연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 신사가 강연자의 논리를 깨기 위해서 상어잡이의 현장으로 초대하여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 넣는 내용이 나오는데, 영웅은 그러한 경우 일반인들의 전혀 다른 행동을 취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경험을 하고 난뒤 강연자가 어떤 결론을 내놓는지에 대해서는 서술하고 있지 않았지만, 아마 방해꾼의 기대를 꺽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예상을 한다.
'우리 고매한 선구자들에게 영광 있으라' 라는 단편은 아주 충격의 연속이었다. 여기서는 어떠한 공항에서 인류의 개척자들을 위해 개최한 환영회 장면을 그리고 있는데, '돌변변이' , '난 파리가 먹고싶어' 와 같은 충격적인 내용이 나오고 한다. 미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이 엄청난 위력의 핵폭탄을 투하하면서 시작된 돌연변이는 끔찍할 정도로 인간을 개별화시키는쪽으로 진행되었다.
아무래도 여러 단편들이 모여 있다보니 다 읽고 난뒤에 뭔가 좀 뒤죽박죽인 느낌이 많이 든다. 다음번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읽으면서 곱씹어봐야겠다. 이상으로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리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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